디지털 전략

디지털전략으로 작은 마을축제 성공시킨 실제 사례

ganjirong-news 2025. 7. 1. 10:11

지방의 작은 마을축제는 대부분 예산과 인력이 한정되어 있다. 외지인의 유입이 거의 없고, 마을 주민이나 인근 지역 사람들만이 매년 반복적으로 참여하는 일이 많다. 이런 한계 때문에 축제의 규모와 효과는 점점 정체되기 쉽고, 운영진의 피로감도 쌓인다. 그런데 최근, 디지털전략을 체계적으로 도입한 몇몇 마을축제는 놀라울 정도로 변화에 성공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실제 필자가 직접 작은 농촌마을축제의 기획과 운영을 맡았던 경험과, 타지역 취재에서 만난 사례를 바탕으로 디지털전략이 작은 축제를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과정별로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디지털전략으로 작은 마을축제 성공시킨 사례

 

현실적 한계, 그리고 변화의 시작

필자가 참여했던 축제는 충청북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열리는 ‘고구마 수확 축제’였다. 축제는 매년 10월 말,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열렸고,
주요 방문객은 이웃마을 주민, 농민회 회원, 그리고 소수의 지역 어린이집이었다. 예산은 1,000만 원이 채 되지 않았고, 홍보비로 쓸 수 있는 금액은 현수막 3장, 포스터 100부 인쇄가 전부였다. 운영진이 처음 논의했던 변화의 핵심은 “젊은 가족, 외지인, 도시 거주자 등 새로운 타깃을 축제로 유입하자”는 것이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순히 오프라인 전단이나 구두 홍보로는 절대 한계를 넘을 수 없다는 점을
운영진 모두가 절감했다. 이렇게 디지털전략 도입이 결정된 것이다.

 

공식 랜딩페이지, 블로그, 그리고 온라인 신뢰도 확보

첫 번째로 도입한 변화는 공식 랜딩페이지 구축이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별도의 웹 개발자를 쓸 수 없어서 운영진 중 IT 경험이 있는 청년이 Wix, 미리캔버스 등 노코드 툴로 직접 2주 만에 모바일 최적화된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홈페이지에는 축제의 일정, 위치, 체험 프로그램, 특산물 판매, 자주 묻는 질문(FAQ), 주차 안내, 그리고 ‘작년 축제의 사진·영상 아카이브’까지 방문자가 궁금해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기 쉽게 정리했다. 특히, 초행 방문객이 길을 잘못 들어오던 문제를 위치 지도를 삽입하고 교통편, 내비게이션 주소, 주차장 위치까지 안내함으로써 불편을 크게 줄였다. 더불어 마을청년회 공식 블로그를 ‘축제 준비 일기’ 형태로 리뉴얼했다. 매주 한 차례 축제 기획 회의, 부스 준비, 마을 주민 인터뷰, 특산물 수확 현장 등 ‘이야기’와 ‘사진’이 어우러진 연재물을 올렸다. 이런 기록들은 검색 유입에도 효과적이었고, 사람들이 마을축제에 ‘정성’과 ‘진정성’을 느끼도록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SNS 숏폼과 커뮤니티 마케팅, 자발적 확산의 기적

운영진이 처음 시도한 또 하나의 변화는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네이버밴드, 틱톡) 다채널 운영과 숏폼(릴스, 쇼츠) 콘텐츠 제작이었다.
인스타그램에는 “고구마 수확 현장 스케치”, “마을 어르신의 축제 준비 모습”, “귀여운 아이들이 고구마 캐는 영상” 등 짧지만 임팩트 있는 영상을 매일 업로드했다. 틱톡과 유튜브 쇼츠에는 ‘1분 만에 고구마 굽는 꿀팁’, ‘축제 포토존에서 인증샷 찍기’, ‘마을 대표 간식 만들기’ 등 흥미로운 숏폼 콘텐츠를 제작해 올렸다. 콘텐츠 대부분은마을 주민과 청년들이 스마트폰으로 직접 촬영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지역 맘카페, 청년 커뮤니티, 네이버 농촌 체험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료 고구마 캐기 체험권 증정’ ‘어린이 가족 방문 이벤트’ ‘축제 후기 작성 시 지역 특산품 증정’ 등 실질적인 혜택을 내건 이벤트를 직접 운영진이 올렸다는 점이다. 이 결과, 축제 일주일 전에는 공식 SNS 계정 팔로워 수가 기존 대비 5배 가까이 늘었고, 일부 인스타그램 릴스는 3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지역 인플루언서, 유튜버와의 진정성 있는 협업

운영진은 예산 부족에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블로거, 유튜버, 인스타그램러)와 적극적으로 협업했다. 홍보비를 따로 지급하지 않고, “축제 체험단” 자격으로 현장에 초청해 축제 프로그램을 무료로 체험하고 콘텐츠를 자유롭게 제작하도록 했다. 실제로 충북 지역 맛집 블로거 2명, 가족 여행 유튜버 1팀이 축제 당일 방문해 ‘고구마 캐기 체험 리뷰’, ‘가족과 함께하는 시골축제 브이로그’, ‘지역 먹거리 탐방’ 등 자신의 구독자와 팔로워들에게 현장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운영진은 이들 크리에이터가 편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축제장 내 포토존, 인터뷰 공간, 참가자 리워드 등을 미리 준비했다. 덕분에 자연스러운 후기와 긍정적인 경험이 축제 홍보에 시너지 효과를 냈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유튜버의 브이로그 영상이 업로드된 지 일주일 만에 조회수 7천 회를 기록했으며, 그 영상 댓글에는 “내년엔 꼭 가보고 싶다”, “이런 축제가 있는 줄 몰랐는데 신기하다” 와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사전예약 시스템 도입, 데이터 기반 현장 운영

기존 축제에서는 현장에 사람이 몰릴 경우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번에는 구글 폼을 활용해 ‘체험 프로그램별 사전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운영진은 홍보 페이지, 블로그, SNS 모든 채널에 ‘프로그램 사전 신청 링크’를 걸었고, 신청자 정보(이름, 인원, 연락처, 관심사 등)를 자동으로 취합했다. 특히 예약자 대상 문자 메시지·카톡 알림을 통해 축제 일정, 체험 시간, 주차 안내, 우천 시 대체 프로그램 등을 실시간으로 공지했다. 사전예약자만 누릴 수 있는 웰컴기프트(고구마 간식 세트), 포토존 쿠폰 등도 제공해 예약률을 높였다.

축제 당일에는 현장 운영진이 모바일로 신청 명단을 실시간 확인하고 입장, 체험 대기, 리워드 지급을 매끄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사전예약 데이터를 통해 운영진은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았는지, 가족 단위 참가 비율, 방문자의 지역 분포, 현장 도착 시간대 등 실질적인 운영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는 내년도 축제 기획, 마케팅 채널 선정, 프로그램 조정의 기준이 되었다.

 

실시간 피드백, 만족도 조사, 디지털 기록의 가치

축제 종료 후 운영진은 현장 설문지 대신 모바일 피드백 시스템을 도입했다. QR코드로 접속 가능한 구글 폼을 활용해 현장 소감, 개선점, 재방문 의사, 추가로 원하는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의견을 받았다. 설문에 참여한 방문객 전원에게 지역 특산품을 소정의 선물로 제공해 응답률도 크게 높았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온라인 사전예약과 현장 안내가 매우 편리했다”고 답했다. 운영진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축제의 강점(현장 분위기, 체험 다양성, SNS 정보 접근성)과 개선점(주차 안내, 푸드존 확장, 프로그램 다양화)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모든 기록은 다음 해 축제 기획 보고서, 애드센스 블로그 콘텐츠, 지자체 지원사업 신청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마을주민과 참가자, 모두가 만족한 변화의 결과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런 디지털전략 변화가 마을 주민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축제가 ‘외부 손님’ 행사로만 여겨졌지만, 이번에는 마을 주민이 직접 SNS 사진 촬영, 체험 부스 운영, 후기 작성 등 축제 기획과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청년, 어르신, 어린이 모두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우리 마을을 알리는 일’에 자긍심을 느끼게 됐다. 실제로 축제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었고, SNS 유입을 통해 서울, 대전, 청주 등 외지인 방문 비율이 30%를 넘겼다. 마을 내 소상공인의 매출도 축제 기간 중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지역 특산물(고구마, 감자, 참기름 등) 온라인 주문이 축제 종료 후 한 달간 꾸준히 이어졌다.

 

결론

작은 마을축제라도 적절한 디지털전략을 도입하면 규모, 예산, 인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상치 못한 성과를 낼 수 있다. 핵심은 마을의 고유한 스토리와 자원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공식 홈페이지·블로그 구축, SNS 숏폼 콘텐츠와 이벤트, 지역 인플루언서 협업, 사전예약 시스템, 디지털 기반 피드백 등 다각도의 전략이 어우러질 때 축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런 변화는 마을 주민 모두가 축제의 주체로 거듭나 지역 브랜드와 경제 활성화, 공동체 결속까지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제 작은 마을축제도 한정된 예산에 갇히지 말고 디지털전략의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길 바란다.